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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문장
그녀가 모든 관계 맺기에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자신과의 관계 맺기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존감은 높지만 자기애는 강하지 못한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다. 이에 비해 많은 사람들은 사실 자존감은 낮지만 자기애가 강하다. 그래서 항상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도 나를 소중히 여겨 주지 않는다는 피해의식에 시달리게 된다.( 페이지 55)
나 또한 스스로에게 묻는다.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시간들, 거침없이 치열하게 살고 싶으면서도 한 번도 내 감정의 주인이 되지 못한 아픈 시간들을 곱씹는다. 우리는 언제쯤 자기 욕망의 진짜 주인이 될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내게 문학과 심리학은 ' 내 마음에 가까워지는 길'을 밝혀 주는 마음의 등불이다. (페이지 58)
우리가 감추고 밀어내고 억누를수록 억압된 감정은 언젠가 반드시 귀환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아파하는 것,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것들을 숨기지 않고 억누르지 않고 억지로 망각하려 하지도 않기를. 부디 내가 나 자신의 가장 머나먼 타인이 되지 않기를.(페이지 58)
나를 돌아보게 합니다.
감정을 억누르고 사는 삶은 결혼생활에서 더욱 그런 삶을 사는 것 같습니다. 30년의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내 감정을 숨기고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의 감정을 숨기고 오로지 가족을 위해 사는 것이 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나만 참으면 돼. 이런 생각들이 얼마나 헛된 생각들이었는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참다 참다 엉뚱한 것으로 터트리고 나서야 깨달은 모자란 인간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자존감이 높은 나입니다. 경쟁에서 지기도 싫고 이겨야 했습니다. 그런 나를 꽁꽁 감추고 살아가야 했기에 속으로는 곪을 때로 곪아 더 이상 고름으로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모른 채 했습니다. 은연중에 아이들에게 이런 나처럼 살지 말라고 강요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하고 싶은대로 살라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똑똑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실제로는 참 어리석은 존재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모난 자존심만 가득 차 잘난 척했다는 것을 말이죠.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 채로 그냥 나이만 먹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는 이미 망신창이가 된 나만 남아있었습니다. 이제라도 나를 사랑하려고 합니다. 누구의 사랑을 구애하기보단 스스로를 사랑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