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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주위 사람들이 기뻐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들자."

    "먹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요리를 만들자."

    "먹고 나면 아주 조금이라도 행복해지는 요리를, 앞으로도 계속 만들자.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이곳, 달팽이 식당의 주방에서."

     

    엄마를 잃고 난 후에야 엄마의 진심을 알게 된 주인공이 다시 요리를 시작하게 되면서 다짐하는 말입니다. 자신에게 닥친 불행으로 목소리를 잃어버린 주인공이 다시 말을 하게 된 후 첫 말, "맛있어." 그리고 "고마워". 이 두 문장이 주는 의미는 읽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것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오다

     

    어느 날 아르바이트를 하고 돌아온 집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같이 동거 중이던 남자 친구가 모든 것을 가지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가재도구도 돈도 좋은 추억까지도. 다행인 것은 할머니의 겨된장 항아리는 남아있었습니다. 갈 곳이 없고 지친 주인공은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중학교 이후 떠났던 그곳, 미운 존재인 엄마가 있는 곳으로 돌아옵니다. 매정한 엄마는 다 잃고 돌아온 딸에게 매달 숙박비를 내게 하고 자신의 반려동물인 돼지를 돌보게 합니다. 

    요리밖에 할 줄 모르는 주인공은 엄마의 창고를 개조해 달팽이 식당을 개업합니다. 고향의 지인인 구마씨의 도움으로 고향에서 식당을 개업하고 자리를 잡아가게 되는데 그 중심엔  달팽이 식당의 요리를 먹으면 행복해지고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다소 황당한 소문이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의 음식을 먹은 이들이 소망했던 일들이 이루어지면서 그 소문은 점점 진실이 되어갑니다. 고향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환영을 하지 않습니다. 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다 사는 것이 그런 것 같습니다.

     

    엄마의 피로연, 식재료는 반려돼지 엘메스

    암에 걸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엄마, 엄마는 평생 그리워하던 첫사랑은 담당의사로 만나게 됩니다. 첫 사랑 또한 현재는 혼자여서 둘은 결혼을 하게 되었고 엄마는 피로연 요리를 딸 링고에게 부탁합니다. 그리고 메인 요리 재료는 자신의 반려동물인 엘메스로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자신이 죽고 나면 혼자 남을 엘메스를 위한 길이라면서 말입니다. 

    링고는 엘메스의 마지막을 같이 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최고의 요리를 합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선물합니다. 단 몇 주짜리 신혼생활을 즐기고 세상을 떠나는 엄마를 위한 마지막 선물. 

     

    "달팽이 식당"의 에피소드 중에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이 바로 엘메스의 죽음 장면이었습니다. 잔혹할 만큼 너무 자세하게 기록을 해서 내가 마치 엘메스가 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돼지 엘메스는 과연 자신의 마지막을 알고 있었을까. 자신을 사랑으로 키워 준 엄마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엘메스, 그 장면들이 너무 숭고했습니다. 마치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풍경에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마음이 찡하니 아파옵니다.

    딸이 떠난 자리를 대신한 돼지 엘메스. 그리고 돌아온 딸을 위로한 엘메스. 엘메스는 주인공에게도 동생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 존재인 엘메스를 요리해야 하는 입장. 하~ 한숨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부엉이 할아버지는 부엉이 시계였다 그리고 엄마의 편지

     

    엄마가 돌아가신 후 주인공은 더 이상 요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엄마가 사다놓은 인스턴트를 먹으면서 서서히 시들어 갈 때쯤 부엉이 할아버지가 울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부엉이 할아버지는 부엉이 시계였다는 것을. 

    엄마가 그동안 시계약이 떨어지지 않아 부엉이 할아버지는 계속 살아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엄마는 딸에게 긴 편지를 남겼습니다. 그토록 오해했던 엄마 하지만 그 또한 엄마가 딸을 사랑하는 방법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얼마나 딸을 사랑했는지를 알게 된 주인공은 다시 요리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닫혔던 목소리도 열리게 됩니다. 

     

    힐링 소설. 달팽이 식당

    달팽이 식당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요리가 있는 곳입니다. 하루 한 팀 만을 위한 요리. 그들의 아픔을 위로해 주는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가 있는 곳입니다. 내 주변에도 이런 따뜻한 요리를 만들어 주는 식당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니 나 스스로 그런 음식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반성해 봅니다. 난 그런 음식을 만들었던가. 매일 밥상을 차리면서 마지못해 차린 건 아니였는지 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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