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편집, 우리의 삶을 편집할 수 있다면
기나긴 영화나 드라마처럼 우리 삶에도 지루한 부분 때로는 건너뛰고 싶은 부분 삭제하거나 편집해 버리고 싶은 부분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조금 더 성숙해진 나 자신의 관점을 바라보면 그토록 아파하고 방황하고 정체되어 있는 것만 같던 그 시절의 소중함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방황하던 그 시간, 일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아 답답하던 과정들은 올올이 내 삶의 그림자이자 소중히 껴안아야 할 내 삶의 일부임을 깨닫는다. ("심리학 수업 365" 중 에서)
매일 새벽 한 페이지씩 읽는 "심리학 수업 365"에서 유난히 나를 자극하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을 삭제 또는 편집한다. "라는 문장에서 실제로 그럴 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삭제하고 싶은 나의 삶은 어디쯤일까?
삭제하고 싶은 나의 삶은 어디쯤일까? 중학교 3학년 때 고등학교 선택을 하던 그때, 인문계 시험공부를 하다 실업계를 선택하고 마산여상으로 입학 그때를 삭제한다면 난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인문계 고등학교 입학을 해서 입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수능이 아닌 대입학력고사를 준비하면서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활을 즐기고 있답니다. 엠티도 가고 배낭여행도 가네요. 졸업하고 선생님이 되었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조금은 여유로운 중년을 맞이하고 지난날을 돌아보고 있네요. '
제일 삭제하고 싶은 것은 남편을 만난 거 아닐까 싶습니다. 남편과 살아온 시간들은 물론 행복한 기억들도 있지만 포기해야 했던 것들이 더 많았기에 후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였기에 정신을 차려보니 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나의 20대, 30대는 아이를 키우고 일을 하느라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바쁜 시간이 지나고 찾아온 허전함에 나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주위에는 나의 맘을 터 놓을 수 있는 친구도 , 여유롭게 앉아 커피를 마실 여유도 없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뭐하고 살았나 싶었답니다. 그때부터 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정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급격하게 변하려 하니 부작용이 많았습니다. 속도 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홀로 서기를 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있답니다.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을 주변에서 찾기만 했는데 나의 마음을 글로 쓴다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삶을 삭제하고 편집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과거는 과거일뿐이라는 말이 공감합니다. 혹여 지난 과거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현재에서는 잘못을 안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때의 선택으로 인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 선택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도록 고민을 해 봐야겠습니다.